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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910회 작성일 10-04-2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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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대왕의 아버지 필립 2세가 데리고 다니던 하인은 아침마다 이렇게 고했다고 한다. ""언젠가는 죽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소서."" 전쟁터를 전전해야 하는 인생이었기에 오늘 죽는다는 각오로 늘 용기있고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자는 다짐이었을까. 필립 2세는 페르시아를 공격하려다 암살당했지만 알렉산더가 제국을 이루는 토대를 마련했다. 

1996년 일본 게이오고등학교의 한 교사가 학생들에게 죽음교육을 시작하자 학부모들이 거세게 항의했다. 장래가 구만리 같은 아이들에게 벌써 죽을 준비를 시키다니 무슨 해괴한 행동이냐는 거였다. 그 교사는 죽음을 알아야 삶을 제대로 이해하고 의미있게 살 수 있다고 맞섰다. 수업이 학생들 사이에 의외로 관심을 끌면서 꼭 들어볼 만한 과목으로 자리잡았다. 

죽음학 개척자인 스위스 정신과 의사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죽음과 임종에 대하여라는 책에서 죽음을 앞둔 사람의 정신 상태를 분석한 5단계의 쿼블러 로스 모델을 제시했다.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는 부인(Denial),""왜 하필 나야""하고 원망하는 분노(Anger),죽음을 지연시키는 방법을 모색하는 거래(Bargaining),극도의 절망 상태인 우울(Depression),마침내 죽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수용(Acceptance)의 단계를 거친다는 것이다. 각 단계의 영어 첫 글자를 따서 다브다(DABDA) 모델이라고도 불린다. 

한국인은 삶에 대한 집착과 죽음에 대한 거부감이 유달리 강해 별 준비없이 죽음을 맞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말기암 환자만 해도 서양에선 임종 전에 삶을 정리하고 담담하게 죽음을 맞는 게 보통이지만,우리는 끝까지 항암제에 매달리다 혼수상태로 떠나는 예가 적지않다는 것이다. 

인천 남구노인문화센터가 올해 초 개설한 죽음준비학교가 관심을 끄는 것도 죽음에 대한 이해와 준비가 워낙 부족하기 때문일 게다. 마음 열기,자서전 쓰기,죽음 알기(상속과 유언,소중한 나눔,존엄사 및 안락사,호스피스,장묘 문화),죽음 체험,장수사진 촬영,감정정리,유언장 작성 등의 과정을 주 2회씩 2개월간 진행하는 2기 강좌가 5,6월 열릴 예정이다. 

프랑스 사상가 몽테뉴는 ""우리는 죽음에 대한 걱정으로 삶을 엉망으로 만들고,삶에 대한 근심으로 죽음을 망쳐버린다""고 했다. 잘 죽기를 차분하게 준비한다면 남아 있는 삶도 더 진지하고 평온해질 게 틀림 없다.

한국장례신문사-http://www.kfn1004.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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