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제사의 의미
(1) 제례(祭禮)란 조상의 제사를 모시는데 대한 여러가지 예(禮)를 일컫는 말이다. 뿌리 없는 나무가 없듯이 조상없는 자손은 있을 수 없다. 나를 낳아 길러주시고
가르쳐주신 선조에 대하여 인륜(人倫)의 도의(道義)로 정성껏 제사를 모시는 것은 자손으로서 당연한 도리인 것이다. 아무리 바쁜 생활에 쫓기는 현대인이지만
1년에 한번 돌아오는 조상의 기일(忌日)만이라도 보은감사(報恩感謝)의 마음을 가지고 예를 지킴이 옳다고 본다.
(2) 우리의 제례범절(祭禮凡節)이 그렇게 난해(難解)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음은 그만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제례를 등한히하고
조상에 대한 자손의 도리를 저버린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흔히들 제사를 모실 때는 많은 음식과 제수를 차려 놓아야만 되는 것으로 착각들을 하는데 이는 크게 잘못된
사고(思考)로 모든 기제사 봉행은 본인의 형편에 따라 정갈하게 진설, 정성껏 지내면 된다.
(3) 기제(忌祭: 忌日에 지내는 祭祀)의 봉사(奉祀)대상은 제주(祭主)로부터 5대조까지 모시는 것이 일반적인 우리의 풍속이었으나 옛날 권문명가(權門名家)들은
8대조봉사(奉祀)까지하고, 자손이 없이 상부(喪夫)한 경우는 아내가 제주가 된다. 참사자(慘祀者)는 고인의 직계 자손으로 하되 가까운 친척이나 친지도 참석할 수
있다. 부득이 참사할 수 없는 자손은 자기가 있는 곳에서 묵념 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가정의례준칙(18조)에 의하면 제주로부터 2대조까지만 기제
를 지낼 수 있다. 제사를 드리는 시간은 돌아가신 전(前)날 자정이 지난 새벽 1시경 조용한 때에 엄숙히 드리는 것이 좋다.
(4) 제사는 보통 제주(祭主)의 가정에서 드리며, 대청이나 방 한 곳에 젯상을 차린다. 그러나 특별한 지위나 사회적인 기제(忌祭)일 경우에는 다른 장소를 마련하여
행사(行祀)한다. 제주(祭主)는 고인의 장자(長子)나 또는 장손(長孫)이 되며, 장자나 장손이 없을 때는 차자(次子) 또는 차손(次孫)이 제사를 주관한다.
상처(喪妻)를 한 경우에는 남편이나 그의 자손이 으로 고인을 추모한다.
2.제사의 종류
(1) 시제(時祭):
철 따라 한해에 네 번 종묘(宗廟)에 지내던 제사였으나 현재는 지내지 않고 있다.
(2) 다례(茶禮):
음력으로 다달이 초하루, 보름, 생일에 간단히 낮에 지내는 제사이며 정월 초하루날의 연시제(年始祭)와 팔월 추석에 지내는 절사(節祀)가 있다.
(3) 기제(忌祭):
돌아가신 날 지내는 제사로, 오늘날 제사라고 불리우는 것이다.
(4) 묘제(墓祭):
시조(始祖)에서부터 모든 조상들의 묘소에 가서 지내는 제사로, 대개 한식(寒食)이나 시월(十月)에 날짜를 정하여 지내고 있다. 이 밖에도 천신(薦神=薦新)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철에 따라 새로 나온 곡식으로 만든 음식이나 과일 등을 사당에 올리던 것을 말한다.
3.제사 지내는 순서
(1) 설위(設位):
참사자(參祀者)가 손을 씻은 다음 진설순서에 의해 제수를 진설하고 참사자가 배열해 선다.
(2) 취신위(就神位):
지방이나 사진을 교의에 모신다.
(3) 분향(焚香)강신(降神):
신위께서 강림(降臨)하시어 음식을 드시도록 청하는 뜻으로 제주(祭主)를 위시하여 모든 참사자가 신위 앞에 선 다음 제주는 꿇어앉아 분향하고 잔이 차지않게 따른
술잔을 우집사(右執事=대개 제주의 子姪이함)로부터 받아서 모사에 세 번으로 나누어 부은 후에 빈 잔은 우집사에게 건네주고 일어나서 재배한다.
(4) 참신(參神):
참신은 강신을 마친 후에 제주 이하 일동이 일제히 신위를 향하여 재배한다. 신주(神主)를 모시고 올리는 제사인 경우에는 참신을 먼저 하고 지방(紙榜)인 경우에는
강신을 먼저 한다.
(5) 초헌(初獻):
제주는 강신 때와 같이 꿇어앉아 분향한 후 좌집사로 부터 받은 잔에 우집사가 술을 가득히 부어주면 오른손으로 잔을 들어 모사에 조금씩 세번에 기울여 부은 뒤에
양손으로 받들어 집사에게 준다. 집사는 이를 받들어 먼저 고위(考位)앞에 올린다. 다음으로 비위(쯼位)앞에 올리는 잔은 모사에 기울이지 아니하고 그대로 받아서
올리고 저를 고른 후에 재배한다.
(6) 독축(讀祝):
축문 읽는 것을 독축이라 하며 초헌 후에 일동이 꿇어앉으면 제주옆에 앉은 축관이 천천히 크게 축문을 읽는다. 다 읽고나면 일동은 기립하여 재배한다.
독축은 초헌에 한한다.
(7) 아헌(亞獻):
두번째 잔을 올리는 것을 아헌이라 하며 주부[주부는 재배가 아닌 사배(四拜)]가 올리는 것이 관례이나 제주 다음의 근친자가 초헌과 같은 순서에 따라 올릴 수도 있다.
(8) 종헌(終獻):
아헌자 다음가는 근치자가 끝잔으로 올리는 것을 종헌이라고 하는데, 종헌자는 잔을 받아서 초헌 때와 같이 모사에 세번 기울였다가 올린다.
(9) 계반삽시(啓飯揷匙):
메 그릇 뚜껑을 열어 놓고 수저를 꽂는 것으로서 이때 수저 바닥이 동쪽(신위를 향해 선 제주의 오른편)으로 가게하여 꽂는다.
(10) 첨작(添酌):
초헌자가 신위 앞에 꿇어앉아 우집사가 새로운 술잔에 술을 조금 따라주면 받아서 좌집사에게 준다. 좌집사는 이것을 받아, 종헌자가 종헌때 모사에 기울였기 때문에
차지 않은 잔에 세 번으로 나누어 첨작하고 재배한다. 첨작을 유식(侑食)이라고도 한다.
(11) 합문(闔門):
합문이란 참사자 일동이 강림하신 신위께서 진설한 제주 음식을 흠향 하시도록 한다는 뜻으로 방에서 나온 후 문을 닫는 것을 말하는데 대청에서 제사를 지내는 경우
에는 뜰 아래로 내려와 조용히 기다린다.
(12) 개문(開門):
개문이란 문을 여는 것을 말하는데 제주는 문을 열기전에 우선 기침을 세 번하고 난 후에 문을 열고 들어간다.
(13) 헌다(獻茶):
숭늉을 갱과 바꾸어 올린 다음 수저로 메를 조금씩 세 번 떠서 말아놓고 저(著)를 고르고 난 후에 참사자 일동은 잠시 읍(揖)한 자세로 있다가 제주의 기침 소리에
따라서 고개를 든다.
(14) 철시복반(撤匙復飯):
철시복반이란 숭늉그릇에 놓인 수저를 거둔 다음 메 그릇에 뚜껑을 닫는 것을 말한다.
(15) 사신(辭神):
참사자 일동은 재배한 다음 신주는 본래의 사당으로 모시고 지방과 축문은 불사른다. 즉 신위와 작별을 뜻하는 것이다.
(16) 철상(撤床):
모든 제수를 물리는 것을 철상이라 하며 제수는 뒤쪽에서부터 물린다.
(17) 음복(飮福):
음복이란 조상께서 주시는 복된 음식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제사가 끝나는 대로 참사자와 가족이 모여서 함께 먹을 뿐만 아니라 이웃에 나누어주기도 하고 또
이웃 어른들을 모셔다가 대접하기도 한다.